2014년 5월 21일 수요일

신디사이저에서 '패치(Patch)'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DAW나 신디사이저, 그리고 미디(MIDI) 음악에서 패치(Patch) 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음색이나 악기 자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많이 쓰이고 있는 용어지요. 이번 글에서는 이 '패치'라는 용어의 의미와 근원을 약간 파헤쳐 볼까합니다.

주의: 혹시 프로그래머이신가요? 여기서 다루는 패치라는 용어는 diff를 이용해 소스코드 변경점을 추적하여 patch(혹은 merge) 하는 그 패치가 아닙니다.

일반적인 의미

일반적으로 쓰이는 패치(Patch) 라는 용어는 악기(Instrument)와 혼용되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조사에 따라 프로그램(Program), 보이스(Voice) 등과도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즉 신디사이저 등의 다양한 음색을 지닌 악기에 포함된 하나의 악기나 음색을 지칭하는 의미로 주로 사용됩니다.

매시브(Massive) 패치 브라우저

위 스크린샷은 유명한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인 매시브(Massive)의 브라우저 화면입니다. 여기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들이 패치들의 목록이라 표현되고 그래서 대충 패치 브라우저라고 부르기도 하는 화면이지요.

어원

패치 코드(Patch Cord) 혹은 패치 케이블(Patch Cable) 이라는게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비슷한 것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플러그만 특정한 사이즈의 규격이 정해져 있는 일반적인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선입니다. 특히 위의 케이블은 자주 쓰이는 이어폰 플러그에서 극이 하나 빠진 모양이네요. (참고로 이 케이블은 MS-20 MINI용 패치 케이블입니다)

이번엔 빈티지(아날로그) 모듈러 신디사이저 사진을 하나 보겠습니다.

From http://www.thatericalper.com/2014/03/23/the-i-dream-of-wires-movie-trailer-a-tribute-to-the-modular-synthesizer/

위 사진에서 노브가 잔뜩 박힌 장비들 사이를 특정한 케이블로 연결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쓰이는 케이블이 바로 패치 케이블입니다. 위 사진은 약간은 얌전한 사진입니다만 구글에서 검색해 보시면 무시무시한 패치케이블이 연결된 사진을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패치 케이블은 과거 아날로그 모듈러 신디사이저에서 모듈레이션 소스와 타겟을 연결하기 위한 전선이었습니다. Patch 라는 단어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작은 것을 고치다 혹은 수선하다' 정도의 의미도 있습니다. 즉 각종 장비의 수치를 다른 장비를 이용해 변경하는 행위 - 모듈레이션 - 를 하기 위해 전압을 송수신하는 전선이 바로 이 패치케이블입니다.

친절하게도 요즘은 가상악기 플러그인을 통해 눈에 해롭지도(?) 않고 편한 모듈레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매시브(Massive)에서 패치코드를 연결한다면 이렇게??

위 그림은 매시브(Massive) 신디사이저가 만약 패치케이블을 연결해서 쓰는 인터페이스였다면 어땠을까 하면서 대충 화살표로 그려본 것입니다.

이제 패치라는 용어의 근원에 대해 약간의 힌트가 생기셨다고 생각됩니다.

정확한 의미

패치라는 용어는 이런 패치 케이블의 연결 상태를 지칭하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음색을 제외하고 각종 모듈레이션 연관 관계를 기록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굳이 이 정확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는 없겠지요. 일반적으로 쓰던 의미대로 써도 된다고 생각됩니다. 음색, 악기(Instrument), 프로그램(Program), 보이스(Voice), 그리고 패치(Patch) ...

관련 용어

패치 리스트(Patch List): 외장악기의 프로그램 목록

흔히 외장 신디사이저를 패치하는 방법을 묻거나 패치 리스트를 찾거나 하는 분들을 종종 계십니다. 이런 분들이 찾고 계신 건 바로 이 패치의 목록을 의미합니다.

외장악기는 뱅크와 프로그램 번호를 이용해 각 악기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뱅크는 최대 128개의 악기 이름을 그룹으로 구분하기 위한 그룹 번호를 의미합니다. (보통은 숫자가 아니라 뱅크A, 뱅크B 이렇게 영문자로 표기합니다)

패치리스트는 이 뱅크 정보와 각 뱅크의 각 번호 당 악기 이름을 매칭해서 기록해 둔 목록입니다.

이렇게 패치리스트를 DAW나 시퀀서에 기록해 두면 시퀀서에서 직접 외장악기의 패치를 편하게 고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외장악기를 사용하는 분들은 종종 패치를 찾지요.

다만 실제론 패치리스트에는 악기 종류에 따라 각종 파라미터 설정도 함께 정의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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